수입품 가격이 내려가면 소비자의 부담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국내기업에는 가격인하 압력으로 돌아올 수 있다. 통화가치 상승의 효과를 소비자가격뿐 아니라 생산과 고용, 산업경쟁력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자흐스탄 경제 전문 매체 쿠르시브에 따르면 경제학자 아이다르한 쿠사이노프는 텡게 강세가 수입품을 저렴하게 만드는 동시에 자국 생산업체의 경영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10월 19일 카자흐스탄증권거래소(KASE)의 환율은 달러당 452.2텡게로, 연초보다 텡게 가치가 10% 이상 상승했다.
그는 환율논의가 강한 통화는 국민에게 이롭고 약한 통화는 생활수준을 떨어뜨린다는 이분법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실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수입품 가격변화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문제의 출발점은 국내기업의 가격경쟁이다. 텡게 강세로 수입품이 싸지면 자국 생산업체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판매가격을 낮춰야 한다. 반면 기업은 인상된 세금을 부담하고 직원임금도 올려야 해 지출은 늘어난다. 매출에 압박을 받으면서 비용까지 증가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다.
쿠사이노프는 이러한 부담이 일자리 축소와 임금하락, 세수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고용과 임금이 위축되면 가계의 구매력도 떨어지고, 소비자는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더 저렴한 수입품을 찾게 된다. 이 과정에서 생산업체뿐 아니라 지역 유통업체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그의 우려는 제조업의 현재 수익성에 그치지 않는다. 자원수출기업이 환율약세로 얻는 추가이익을 제한하려면 텡게 강세가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반대했다. 카자흐스탄은 원유뿐 아니라 상당한 규모의 광물도 수출하는 만큼, 지나친 통화강세가 광물 가공과 광물산업의 경쟁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이유다.
이는 관련산업의 고도화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는 광물산업이 발전해야 채굴한 자원을 그대로 수출하는 데서 벗어나, 국내에서 가공해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으로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면 화학과 광물학, 재료과학 등 연관 연구분야의 발전도 제약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자원기업의 추가이익을 막으려는 접근이 오히려 원자재 의존형 경제를 고착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쿠르시브는 앞서 올해 1~9월 텡게가 달러 대비 13.7% 강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중앙은행은 높은 유가와 카자흐스탄 증권시장으로의 외국인 투자유입에 따른 외화공급 증가를 배경으로 설명했다. 쿠사이노프는 환율수준의 좋고 나쁨을 명목가치로 구분하기보다 경제 전반의 경쟁력을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소비자의 수입품 구매부담과 기업의 생산·고용 여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라고 쿠르시브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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