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에서 회전교차로를 통과할 때 어느 차량이 우선권을 갖는지를 놓고 운전자들 사이에서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회전교차로 안쪽 차로에서 주행하다가 오른쪽 차로를 가로질러 출구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대표적인 분쟁 사례로 꼽힌다.
텡그리뉴스는 9월 2일 교통법규 전문가이자 운전 강사, 자동차 전문기자인 예브게니 카리모프와 함께 카자흐스탄 도로교통법상 회전교차로의 올바른 통행 방법을 살펴봤다.
▪ 회전교차로는 어느 차로에서 진입할 수 있나
카자흐스탄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회전교차로에는 어느 차로에서든 진입할 수 있다. 이 규정은 1970년대부터 적용돼 왔으며, 2024년 개정된 교통법규에는 진입할 때 현재 차로에 맞는 차로로 이동해야 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따라서 회전교차로에 진입하기 위해 반드시 가장 오른쪽 차로를 미리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여러 차로가 설치된 교차로에서는 차로별 주행 경로와 도로 표시를 지켜야 한다.
카리모프는 이와 관련한 규정이 카자흐스탄 도로교통법 제8장 ‘운전 조작’에 포함된 52항과 53항에 명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52항은 우회전이나 좌회전, 유턴을 할 때 해당 방향으로 이동하기 위한 적절한 가장자리 위치를 미리 확보하도록 규정하면서 회전교차로 진입은 예외로 두고 있다. 53항은 교차로를 통과한 뒤 차량이 반대 방향 차로로 진입하지 않도록 회전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 회전교차로에 진입하는 차와 이미 주행 중인 차 중 누가 우선인가
회전교차로에서는 이미 교차로를 돌고 있는 차량이 항상 우선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는 교통표지에 따라 달라진다.
텡그리뉴스가 소개한 카리모프의 설명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회전교차로는 동등한 도로가 만나는 교차로로 간주된다. 이 경우 진입하는 차량에 우선권이 있다. 그러나 도시 지역의 대부분 회전교차로는 회전교차로 자체가 우선도로로 지정돼 있으며, 진입로 앞에 ‘양보’ 표지가 설치돼 있다. 이때는 회전교차로를 이미 주행 중인 차량을 먼저 통과시켜야 한다.
따라서 회전교차로에서 차량을 양보하는 것은 회전교차로라는 형태 자체 때문이 아니라 우선권을 지정하는 교통표지가 있기 때문이다.
우선권 표지가 없다면 교차로는 동등한 도로로 간주되며 ‘오른쪽 차량 우선’ 원칙이 적용된다. 이 경우 회전교차로를 주행 중인 차량의 오른쪽에 진입 차량이 위치하게 되므로 회전교차로 안에서 주행하던 차량이 양보해야 한다.
카리모프는 알마티의 페르보마이스카야 석유기지 인근 회전교차로를 사례로 들었다. 이곳에는 우선권을 표시하는 표지가 없어 회전교차로로 진입하는 차량이 우선권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익숙하지 않은 회전교차로에서는 ‘회전교차로를 달리고 있으니 내가 우선’이라고 판단하기보다 진입하기 전에 설치된 교통표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 진입할 때는 왼쪽이 아니라 오른쪽 방향지시등
회전교차로에서 방향지시등을 어떻게 켜야 하는지도 운전자 사이에서 자주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특히 회전교차로에 들어갈 때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는 운전자가 많다.
하지만 카자흐스탄 교통법규상 회전교차로 진입은 우회전으로 본다. 따라서 진입할 때는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켜야 한다.
방향지시등을 켜는 의무는 교통법규 제47항에 규정돼 있다. 운전자는 운전 조작을 시작하기 전에 해당 조작에 맞는 방향지시등을 사용해야 하며, 방향지시등이 없거나 고장 난 경우에는 손으로 신호를 보내야 한다. 다만 신호를 보냈다는 사실만으로 다른 차량보다 우선권을 갖는 것은 아니다.

▪ 회전교차로를 돌면서 왼쪽 방향지시등을 계속 켜야 하나
회전교차로 안에서 계속 왼쪽 방향지시등을 켜는 것도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카리모프는 회전교차로에서는 어느 차로로든 주행할 수 있으며, 별도의 차로 변경 없이 회전교차로를 따라 계속 이동하는 것은 직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때 왼쪽 방향지시등을 켤 필요가 없다.
다만 회전교차로 안에서 다른 차로로 이동하는 경우에는 차로 변경에 해당하기 때문에 방향지시등을 사용해야 한다.
▪ 안쪽 차로에서 바로 빠져나가면 안 돼
가장 많은 혼선이 발생하는 것은 회전교차로 안쪽 차로에서 곧바로 출구로 빠져나가는 경우다.
예를 들어 2개 차로로 된 회전교차로에서 한 차량이 안쪽 왼쪽 차로를 달리고 있고, 다른 차량이 오른쪽 차로를 따라 계속 주행하고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안쪽 차로의 차량이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켠 뒤 바깥쪽 차로를 가로질러 출구로 나가려고 하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카리모프는 회전교차로에서 빠져나가는 것 역시 우회전에 해당하기 때문에, 별도의 예외 규정이 없는 한 가장 오른쪽 차로에서만 진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안쪽 차로에서 주행하던 차량은 먼저 안전하게 오른쪽 차로로 차로를 변경한 뒤 회전교차로를 빠져나가야 한다.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켰다고 해서 우선권이 생기는 것도 아니다. 안쪽 차로의 차량이 방향지시등을 켠 상태에서 오른쪽 차로를 주행하는 차량의 진행 경로를 가로질러 출구로 진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먼저 안전하게 차로를 변경할 수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다만 교통표지나 차선 표시가 별도의 통행 방식을 지정한 경우에는 예외다. 예를 들어 차선별 도로 표시가 여러 차로에서 동시에 회전교차로를 빠져나갈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면 해당 표시를 따라야 한다. 즉, 기본 원칙은 교통표지와 도로 표시가 다른 방식을 지정하지 않은 경우에 적용된다.
▪ 차로 변경을 못 했다면 한 바퀴 더 돌아야
원하는 출구가 가까워졌는데 안쪽 차로에 있어 오른쪽으로 안전하게 차로를 변경할 수 없는 상황도 있을 수 있다. 이때 무리하게 출구로 빠져나가려고 해서는 안 된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회전교차로를 한 바퀴 더 돌아 다시 출구에 접근하는 것이다. 그동안 미리 필요한 오른쪽 차로로 이동하면 여러 차량의 주행 경로가 출구 앞에서 한꺼번에 교차하는 위험을 피할 수 있다.
텡그리뉴스는 카리모프의 설명을 바탕으로 회전교차로 통행의 기본 원칙을 정리하면 진입할 때는 어느 차로에서든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사용하고, 회전교차로를 주행할 때는 별도의 차로 변경이 없다면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으며, 진출할 때는 오른쪽 방향지시등을 켜고 가장 오른쪽 차로에서 빠져나가는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회전교차로에서는 진입과 진출 때의 방향지시등 사용과 차로 선택을 구분해야 한다. 특히 진출 직전에 안쪽 차로에서 바깥쪽 차로를 가로지르는 것은 피하고, 안전하게 차로를 변경할 수 없다면 한 바퀴 더 돌아가는 것이 원칙에 맞는 안전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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