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의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이 폐쇄된 지 35년을 맞았다. 1949년 첫 핵실험이 시작된 뒤 40년 동안 수백 차례의 핵실험이 이어졌으며, 실험이 중단된 이후에도 그 영향은 현재까지 남아 있다. 자콘의 보도에 따르면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은 옛 소련의 핵개발 계획에 따라 조성됐으며, 오늘날에는 방사선 안전과 핵실험의 영향, 지진 활동 등을 연구하는 과학 연구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은 현재의 아바이주와 파블로다르주, 카라간다주가 맞닿는 지역에 자리 잡았다. 면적은 약 1만8,500㎢로, 세메이에서 약 130㎞ 떨어져 있다. 인근에는 폐쇄도시 쿠르차토프가 있으며, 이곳은 옛 소련의 핵 연구에서 주요 거점 가운데 하나로 기능했다.
핵실험장의 역사는 1949년 8월 29일 시작됐다. 이날 이곳에서 소련 최초의 핵무기 실험이 실시됐다. 당시 사용된 핵탄두의 위력은 22킬로톤이었다. 이는 1945년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폭탄 ‘팻맨’의 위력으로 알려진 약 21킬로톤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후 핵실험은 계속됐다. 1951년 10월 18일에는 소련에서 처음으로 항공기에서 투하하는 방식의 핵폭탄 실험이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에서 실시됐다. 이후에는 공중뿐 아니라 지하에서도 실험이 진행됐다. 특수 갱도와 시추공을 이용한 지하 핵폭발도 이뤄졌다.
1949년부터 1989년까지 이곳에서 실시된 핵폭발은 모두 456회로 집계된다. 다만 일부 자료에서는 468회 또는 473회라는 수치도 제시된다. 이는 핵실험을 집계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자콘은 설명했다.
핵실험 가운데 특히 큰 영향을 남긴 것은 대기 중에서 이뤄진 실험이었다. 방사성 물질이 실험장 경계를 넘어 주변 지역으로 퍼지면서 환경과 인근 주민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핵실험이 끝난 뒤에도 문제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옛 실험장의 일부 지역에서는 지금도 방사선 수치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며, 일부 구역은 방문하기에 위험한 상태로 남아 있다.
1980년대 말이 되면서 카자흐스탄에서는 핵실험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졌다. 1989년에는 올자스 술레이메노프가 이끈 반핵운동 ‘네바다-세미팔라틴스크스크’가 등장했다. 이 운동은 핵실험 중단을 이끌어낸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로 평가된다.
마지막 핵폭발은 1989년 10월 19일 실시됐다. 그러나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이 공식적으로 폐쇄된 것은 그로부터 2년 뒤인 1991년 8월 29일이었다. 폐쇄일은 우연히 정해진 것이 아니었다. 42년 전 같은 날 카자흐스탄 땅에서 첫 핵폭발이 일어났다는 점을 고려해 날짜가 결정됐다.
자콘은 폐쇄 이후 35년 동안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의 역할도 달라졌다고 전했다. 과거 수십 년간 핵무기 실험이 이뤄졌던 이 지역은 현재 방사선 안전과 핵실험의 후유증, 지진 활동 등을 연구하는 과학 연구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현장에서는 방사선 모니터링이 이어지고 있으며, 과거 구축된 과학·기술 기반시설 가운데 일부도 평화적인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의 역사는 카자흐스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핵군축의 역사와도 맞닿아 있다. 카자흐스탄은 핵실험으로 인한 피해를 직접 경험한 뒤 핵무기를 포기하고 추가 핵실험에 반대하는 길을 선택했다. 1991년 핵실험장 폐쇄는 이러한 선택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남아 있다.
그러나 핵실험장의 문이 닫혔다고 해서 40년간 이어진 실험의 흔적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방사선과 환경에 미친 영향은 지금도 관리와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핵무기 실험의 현장이었던 세미팔라틴스크가 앞으로도 그 위험성을 기록하고 알리는 연구 공간으로 남는 것은, 과거의 비극을 기억하고 같은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는 또 하나의 의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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