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한인신문은 알마티한국교육원의 후원으로 미래 언론인을 꿈꾸는 ‘청년 인턴 기자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호부터 청년 기자들이 직접 취재하고 작성한 기사를 연재합니다.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교육과 문화, 사회, 청년들의 삶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젊은 시각으로 담아 독자 여러분께 전할 예정입니다. 청년 기자들의 성장과 도전에 따뜻한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 장윤지·강민서·케넨 메디나 인턴기자
카자흐스탄의 대표적인 사랑 이야기 「코즈 코르페시와 바얀 술루」와 한국의 전통 설화 「견우와 직녀」는 시대와 문화는 다르지만, 사랑과 이별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통해 오늘날까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다. 두 작품은 운명과 사회적 제약 속에서도 사랑을 지키려는 인물들의 모습을 그리며, 각 나라가 사랑을 바라보는 가치관을 담아낸다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코즈 코르페시와 바얀 술루(Қозы Көрпеш — Баян Сұлу)」는 카자흐스탄을 대표하는 고전 사랑 이야기이다. 어릴 때부터 약혼한 코즈와 바얀은 서로를 진심으로 사랑하지만, 주변의 갈등과 권력 다툼으로 인해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코즈가 목숨을 잃자 바얀도 그의 뒤를 따르며, 두 사람의 사랑은 이루어지지 못한 채 전설로 남게 된다. 이 이야기는 오늘날까지도 카자흐 문화에서 변하지 않는 사랑의 상징으로 여겨지며, 이를 기념해 카자흐스탄에서는 매년 4월 15일을 ‘사랑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한국에도 오랫동안 전해 내려오는 대표적인 사랑 이야기가 있다. 「견우와 직녀」는 서로 깊이 사랑하지만 하늘의 규칙을 어겼다는 이유로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헤어지게 된 두 연인의 이야기다. 이후 두 사람은 음력 7월 7일인 칠석에만 만날 수 있으며, 이날 까치와 까마귀가 놓은 다리를 건너 잠시 재회한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만남은 하루뿐이며, 다시 긴 이별을 견뎌야 하는 운명을 맞는다.

두 작품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외부의 힘과 운명적인 제약으로 인해 함께할 수 없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또한 서로를 향한 마음이 변하지 않은 채 긴 기다림과 이별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닮아 있다. 이처럼 두 이야기는 사랑의 소중함과 함께 현실의 장벽 앞에서 인간이 겪는 아픔을 함께 보여 준다.
반면 사랑을 바라보는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견우와 직녀」에서는 의무와 책임이 사랑보다 우선시되며, 하늘의 질서와 가족의 규범이 개인보다 앞선 가치로 제시된다. 두 사람은 벌을 받은 뒤에도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며, 일 년에 한 번뿐인 만남을 기다리는 인내와 헌신의 사랑을 보여 준다.
이에 비해 「코즈 코르페시와 바얀 술루」에서는 약속을 저버리고 재물을 탐하는 욕심이 비극의 원인이 된다. 가족은 사랑을 지지하기보다 갈등을 만드는 존재로 그려지며, 코즈와 바얀은 가문의 반대 속에서도 자신의 사랑을 지키려 한다. 이는 사회적 규범에 맞서 사랑을 선택하는 적극적이고 열정적인 사랑의 모습을 보여 준다.
결말에서도 두 작품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견우와 직녀」는 만남과 이별이 반복되는 열린 결말을 통해 어떤 시련 속에서도 사랑은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한다. 반면 「코즈 코르페시와 바얀 술루」는 두 연인이 죽음을 통해서만 하나가 되는 비극으로 끝난다.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두 사람의 마자르(무덤)는 약속과 명예를 소중히 여기는 카자흐인의 가치관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이처럼 두 작품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를 넘어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 가치관을 담아낸 대표적인 전통 설화라 할 수 있다. 「견우와 직녀」가 책임과 인내, 질서의 가치를 보여 준다면, 「코즈 코르페시와 바얀 술루」는 약속과 명예, 사랑을 위한 희생의 의미를 강조한다. 두 작품을 함께 살펴보는 것은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문화적 공통점과 차이점을 이해하고, 서로 다른 문화에 대한 이해와 존중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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