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으로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낮 기온이 40도 가까이 오른 지난 수요일 딸띄구르간을 찾았다.
이날 딸띄구르간 종합병원에서는 중앙대의료원 교육협력 현대병원(김부섭 원장, 이하 현대병원) 의료 관계자들이 고려인을 포함해 현지인을 상대로 의료 봉사 활동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었다.
취재를 위해 찾아간 의료 봉사 현장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끊임없이 환자들의 방문이 이어졌고, 진료실이 위치한 복도에는 상담을 받기 위한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다.
현대병원에서 딸띄구르간을 찾아 의료봉사 활동을 시작한 것은 2018년으로 지난 코로나 때 현지 방문이 어려웠던 기간을 제외하고, 매년 현지를 방문해 의료 봉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의료 봉사를 위해 현대병원 김부섭 원장과 현대병원 의료진, 학생 봉사자(대학생 5명, 고등학생 6명, 중학생 2명) 총 49명이 딸띄구르간을 방문했고, 현지에서는 통역과 의료 지원을 위해 20명이 참여해 모두 69명이 의료 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이번 현대병원 의료 봉사 일정은 21일부터 28일 중 5일을 의료 봉사활동으로 보냈다. 해당 기간 정형외과, 외과, 내과, 신경외과에서 총 1200여 건의 진료 상담이 이뤄졌고, 필요에 따라 X-ray 촬영 및 주사와 약이 필요한 환자를 위해 간이약국과 주사실까지 마련했다.
강암구 현대병원 행정 원장은 “매년 의료 봉사 기간마다 35~40건의 수술이 진행되는데, 이 수술은 카자흐스탄 현지에서 하기 어려운 고난이도의 수술만을 사전에 현지 의료진과 논의 후 선별 진행하고 있고, 올해도 첫날 9건의 수술을 시작으로 34건의 수술을 진행하게 된다”라고 전했다.
이번 의료 봉사에서 특이한 점은 몽골 의료진이 함께 동참한 것인데, 사연인즉 이번에 참석한 몽골 의료진은 과거 현대 병원의 도움을 받았던 곳으로 현대병원에서 받은 도움을 자신들도 베풀기 위해 참여했다고 한다.
방문 일정 중 우슈토베에 위치한 한-카 우호공원에서 독립유공자 후손을 포함 현지 학생 6명에게 장학금(각각 미화 500불)을 전달하고, 장학금은 앞으로도 매년 전달할 것이라고 한다. 우슈토베에 위한한 한-카 우호공원 조성에는 현대병원이 큰 역할을 담당했다. 물론 앞으로도 추가적인 시설 확충을 위해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한다.
의료 봉사 4일째에는 현대병원과 제티스주의 포괄적인 의료 지원과 협력을 위한 MOU 체결식이 있었다.
현대병원은 딸띄구르간에서 의료 봉사 시작 후 현재까지 현지 의료인 28명을 초청 한국에서 교육을 진행했고, 현재도 4명의 의료진이 한국에서 교육 과정을 거치고 있다고 한다.
아래는 현장 취재 중 의료 봉사 일선에서 수고하는 봉사자 대상으로 진행한 짧은 인터뷰 내용이다.
현대병원 이용순 수간호사
Q. 본인 소개와 더불어 언제부터 해외 의료 봉사를 하셨는지 말씀해 주시겠어요.
저는 현대병원에서 근무하는 수간호사 이용순입니다. 해외 의료봉사는 현대병원이 몽골 의료 봉사를 시작한 2009년부터고, 매년 참석은 못했지만 꾸준하게 이어오다 카자흐스탄은 2018년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카자흐스탄이 어떤 나라일까’에 대한 궁금증과 더불어 ‘어떤 환자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설레는 마음으로 카자흐스탄을 처음 방문했던 것 같습니다.
Q. 그동안의 카자흐스탄 의료 봉사 기간 중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을까요?
20세가 되지 않았던 여자 환자일거예요. 어렸을 때 뇌성마비를 앓았는지 다리 근육에 문제가 있어서 화장실 이용 후 뒤처리도 힘들고 앉아 있는 것 조차도 힘들어 했던 환자가 저희를 찾아 왔었습니다. 한국에서라면 30분 정도 걸리는 수술로 이후 일상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는데, 그 여자 환우는 거의 20년을 힘들게 살아 왔던 거예요. 그런데 원장님을 통해 30분의 수술 후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보면서 힘들었던 20년의 생활을 끝내고, 앞으로는 건강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게 될 거란 사실에 감동과 보람을 느꼈습니다. 덧붙여 심각한 질병으로 암울했던 어린 환우들이 치료받고 고쳐져 밝을 미래를 기대할 수 있게 되는 것을 보는 것이 해외 의료 봉사의 가장 큰 기쁨이 아닐까 싶습니다.
광동고등학교 2학년 김정우 학생
Q. 본인 소개와 봉사 활동 경험에 대해 이야기해 주세요.
저는 광동고등학교 2학년 김정우입니다. 한국에서는 고등학교 1학년 때 할머니들 모임에 가서 잠깐 도와드렸던 적이 있는데, 해외 의료 봉사 참여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주변에서 좋은 기회라며 추천해 준 것도 있고, 스스로도 카자흐스탄이라는 나라가 생소해고 호기심도 생겨 이번 의료 봉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Q. 봉사기간 동안 어떤걸 느꼈나요?
의료 봉사는 처음 해보는 것이기도 했고, 낯선 환경에서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느라 첫날은 긴장도 많이하고 어려운 마음이 들었어요. 그런데 주변에서 조언해 주시고, 챙겨주신 덕분에 환자들을 대하는 마음의 여유도 생겼고, 접수 파트, 약국 지원 등 여러가지 역할을 체험해 보니 재미도 있고 보람도 느껴졌습니다. 앞으로도 해외에서 의료 봉사에 참여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적극 동참하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습니다.
의료 봉사 단원 중 최연소 참가자 중학교 1학년 박지윤/ 이하민 학생
Q. 본인 소개와 어떻게 이번 의료 봉사 활동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말해주세요.
박지윤- 저는 구룡중학교 1학년 박지윤입니다. 특별한 계기라기 보다는 이번 의료 봉사 일정을 현지에서 조율하고 계신 할아버지(중앙아시아 통일과 나눔 아카데미 이재완 원장)의 권유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하민- 저는 해누리 중학교 1학년 이하민입니다. 실은 저의 아빠가 이번 봉사팀에서 신경외과의로 참여하셨어요. 지금 중학생인데, 하고 싶어도 나중에는 봉사할 시간이 더 없을 것 같고, 해외 의료 봉사 경험도 유익할 것 같아 아빠와 함께 오게 되었습니다.
Q. 한국에서 의료 봉사했던 경험이 있나요? 이번에 봉사 활동에 대한 개인적인 소감을 말해주세요.
박지윤- 해외 의료 봉사 활동뿐만 아니라 봉사 활동은 이번이 처음이예요. 개인적으로 ‘체험 삶의 현장’ 느낌이 들어요. 접수도 도와드리고, 방문하신 분들 안내도 해드리면서 제가 필요한 이곳 저곳에서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다음에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참여하고 싶은 생각입니다.
이하민-한국에서 봉사활동은 학교에서 단체로 했던 활동뿐이고, 이렇게 해외로 의료 봉사 활동을 나온 것은 처음이예요. 보람을 느끼는 것은 안내한 환자가 진료실에 아픈 모습으로 들어 갔다가 밝아진 모습으로 나올 때 저도 같이 기쁘고 의료 봉사 활동에 참여한 걸 잘했다 생각이 들어요.
매년 현대병원의 카자흐스탄 의료 봉사 일정을 사전 계획해 조율하고, 현지에서 필요한 각종 재원 충원을 도맡아 수고하는 중앙아시아 통일과 나눔 아카데미 이재완 원장은 “몇 년간 의료 봉사 활동에 함께하면서 보람도 느끼지만, 현지 의료 시설이나 장비 등의 외형적 변화에 비해 환자나 현지 의료진 내면의 변화는 더딘 것 같아 현실적인 안타까운 마음이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며 “하지만 꾸준하게 만나고 교류하면 더딜지라도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의사,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의사로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는 희망을 전했다.
그리고 이번 의료 봉사 활동의 숨은 주역은 현대병원 김부섭 원장의 부인 유보경씨다.
유보경씨는 남편의 해외 의료 봉사 활동 시작부터 지금까지 동행하며 내부 살림을 챙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동안의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번 의료 봉사 활동 전에 통역과 의료진의 원활할 의사 소통을 위해 의학 전문 용어 중 사용빈도가 높은 단어를 선별해 카작어로 번역 후 사전에 통역 봉사자에게 전달 숙지시킴으로써 의사와 환자의 의사 소통이 평소보다 원활해 의사와 환자 모두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는 평이다.
또한 장기 투약이 필요한 환자를 위해 모든 내용을 카작어로 상세 설명한 용지와 약을 함께 전달해 수술 후 주사와 약이 올바르게 투여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었다고 한다.
올해 카자흐스탄 의료 봉사는 봉사자들의 삼시세끼를 위해 주방까지 담당해 더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인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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