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호근 제 1기 한–카 청년 인턴 기자
나라의 경계는 지도 위의 선으로 표시되지만, 그 안에는 오랜 역사와 사람들의 삶이 쌓여 있다. 전쟁과 분쟁으로 주권과 영토 보전의 원칙이 흔들리는 오늘날, 작은 섬 하나가 지닌 의미도 새롭게 다가온다. 10월 25일 독도의 날은 독도의 역사를 돌아보고, 이를 다음 세대에 어떻게 이어갈지 생각하게 하는 날이다.
독도의 날이 10월 25일인 이유는 126년 전 대한제국의 행정 조치에 있다. 국사편찬위원회에 따르면 고종은 1900년 이날 칙령 제41호를 재가했다. 울릉도를 울도로 개칭하고 군수를 두면서 관할 구역을 울릉전도와 죽도·석도로 규정한 문서다. 여기서 석도는 오늘날의 독도를 가리킨다. 칙령은 이틀 뒤인 10월 27일 관보에 게재됐으며, 독도의 날은 이러한 역사적 의미를 기려 2000년 민간에서 시작됐다.
독도에 대한 인식과 관할의 기록은 그보다 앞선 시기에도 확인된다. 한국 외교부는 1454년 『세종실록』 「지리지」의 우산·무릉 두 섬에 관한 기록과 1877년 일본 태정관지령 등을 독도 영유권의 근거로 제시한다. 특히 태정관지령은 울릉도와 독도가 일본과 관계없음을 확인한 문서라는 설명이다. 1905년 일본의 독도 편입 조치 이후에도 울도군수 심흥택은 독도를 본군 소속으로 보고했다.
이러한 기록은 오늘의 국제 정세 속에서도 의미를 갖는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에서 이어지는 전쟁은 주권과 평화가 일상에 얼마나 깊이 연결돼 있는지 보여준다. 개별 전쟁을 독도 문제와 동일하게 볼 수는 없지만, 국가의 주권을 존중하고 무력보다 국제규범을 앞세워야 한다는 원칙은 함께 되새길 필요가 있다.
그사이 한국은 세계 첨단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 나라로 성장했다. 세계지식재산기구의 2025년 세계혁신지수에서 한국은 4위에 올랐고, 한국 기업의 고대역폭메모리(HBM)는 AI 산업을 뒷받침하는 핵심 부품으로 자리 잡았다. 독자 발사체 누리호와 지구관측 위성 개발도 우주 활용 역량을 넓히고 있다. 경제력과 기술력이 영유권의 근거를 대신하지는 않지만, 영토를 살피고 관리하는 국가의 역량을 뒷받침한다.
독도에서는 이미 이러한 역할이 해양과학 연구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울릉도·독도 주변의 해양환경과 생물 분포를 조사하고 생태계 변화를 관측한다. 앞으로 위성 관측과 AI 분석을 현장 연구에 접목한다면 환경 변화 파악과 보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독도를 지킨다는 의미가 경비와 행정뿐 아니라 연구와 책임 있는 관리까지 아우르는 셈이다.
카자흐스탄 교민들에게는 현지 교육 현장의 표기도 가까운 과제다. 현지 학교에서 사용하는 사회과부도에는 동해가 ‘일본해’로, 독도가 ‘리앙쿠르트 암초’로 표기돼 있다. 자녀들이 이러한 명칭으로 한국의 바다와 섬을 먼저 접할 수 있는 만큼, 가정과 교민 사회에서 역사적 배경과 한국의 지명을 함께 알려줄 필요가 있다. 현지 학교와 교육 관계자들에게 관련 자료를 제공하고 동해·독도 표기를 설명하는 일도 해외에서 이어갈 수 있는 실천이다.

독도의 날에 되새길 것은 영토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그 자부심을 뒷받침하는 꾸준한 실천이다. 사료를 정확히 읽고, 바다의 변화를 기록하며, 다음 세대와 국제사회에 근거를 갖춰 설명하는 일이 필요하다. 126년 전 문서에 새겨진 관할의 기록은 오늘의 관리와 보전으로 이어진다. 독도의 역사를 기억하는 일은 결국 그 섬의 내일을 함께 돌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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