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시장에서 카자흐스탄산 원유인 CPC Blend의 가격이 기준유인 브렌트유를 웃도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히 ‘카자흐스탄 원유가 더 비싸게 팔린다’거나 ‘그만큼 더 많은 이익을 얻는다’고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실물 원유 가격에는 운송비와 보험료 등 다양한 비용이 포함돼 있으며, 생산 기업별 수익 구조와 세금 부담도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텡그리뉴스에 따르면 CPC Blend는 배럴당 128달러에 거래되며 브렌트유 가격인 109.86달러를 약 16.5% 웃돌았다. 가격 역전 현상이 본격화된 것은 9월부터다. 당시 CPC Blend 가격이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선 반면 브렌트유는 105~109달러 수준에 머물렀다. 이후 일부 거래일에는 두 유종 간 가격 차가 배럴당 15~20달러 이상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을 꼽고 있다. 석유·가스 분석가 아스카르 이스마일로프는 중동 전쟁과 호르무즈해협 일대의 공급 차질 우려로 유럽 정유업체들이 대체 원유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자흐스탄 원유는 카스피해 송유관 컨소시엄(CPC)을 통해 흑해로 이동한 뒤 지중해 시장으로 공급된다. 이 과정에서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지 않기 때문에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상대적인 장점을 갖게 됐다는 분석이다. 물론 이 경로 역시 지정학적 위험과 물류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지만,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대체 공급원으로서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너지 전문 분석기관 에너지모니터의 누를란 주마굴로프 대표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그는 홍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공격과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 축소가 카자흐스탄산 원유 수요를 끌어올린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가격을 비교할 때는 거래 조건의 차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CPC Blend 가격은 이탈리아 항만에 도착하는 조건을 기준으로 산정돼 선박 운임과 보험료가 포함된다. 반면 비교 대상으로 사용되는 브렌트유 가격은 선물시장 가격으로, 특정 화물의 실제 운송 비용이 반영되지 않는다.
텡그리뉴스가 전한 전문가들의 설명에 따르면 가격 차이를 정확히 분석하려면 인도 조건과 거래 시점, 가격 산정 기간 등을 동일한 기준으로 맞춰야 한다. 특히 전쟁 위험에 따른 운임·보험료 상승, 튀르키예 해협의 선박 정체와 운항 제한 등도 최종 구매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판매 가격에서 운송비와 보험료, 각종 할인 및 수수료를 제외해야 실제 수익 규모를 판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업별로 체감하는 효과 역시 다르다. 주마굴로프 대표는 국제유가 상승이 모든 생산 업체에 동일한 혜택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일부 대형 운영사는 협정에 따라 세금 감면이나 특례를 적용받는 반면, 중소 생산업체는 수출관세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유가 상승 국면에서도 기업별 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는 이유다.
이스마일로프는 현재 시장 상황이 대체 원유 확보를 위한 수요 증가와 물류 비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실제 공급 가능한 원유에 프리미엄이 붙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나타나는 가격 차 전체를 순수한 원유 가치 상승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국가 차원의 수출 수입 증가와 개별 기업의 수익 확대를 동일한 개념으로 봐서도 안 된다고 강조한다. 높은 국제유가는 카자흐스탄의 외화 수입과 재정 여건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원유 거래 가격과 실제 이익 사이에는 운송비와 보험료, 세금, 각종 비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텡그리뉴스는 중동 전쟁 이후 이어진 공급 불안과 물류 차질이 CPC Blend의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 나타나는 브렌트유와의 가격 역전 현상은 단순한 원유 가치 상승만이 아니라 지정학적 위험, 물류비 증가, 거래 조건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결국 장부상 판매 가격이 높아졌다고 해서 그 차액이 그대로 국가나 생산 기업의 추가 이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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