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와 방황의 갈림길에 선 위기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억압이나 처벌이 아닌 깊은 신뢰와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깨닫게 해주는 기회일지도 모른다.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평생을 청소년 야외 탐방 및 관광 교육에 바치며 방황하던 수많은 아이들의 삶을 바로잡아 준 아스하트 샤야흐메토프의 인생 여정이 현지 언론을 통해 재조명되면서 기성세대의 역할과 청소년 지도의 새로운 대안에 대해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텡그리뉴스에 따르면 아스하트 샤야흐메토프는 스포츠 마스터이자 공인 지도자로서 아스타나에 ‘어린이 관광 센터’를 설립하고 독자적인 교육 모델을 구축해 수백 명의 청소년을 산악인이자 바른 사회 구성원으로 키워낸 카자흐스탄 청소년 관광 분야의 거목이다. 그의 집 안 서재에는 북쪽을 정확히 가리키는 나침반과 텐트 고정 핀, 등산 스틱, 얼음을 찍는 아이스 피켈, 그리고 전국 각지의 산악과 들판을 누비며 남긴 수많은 사진과 신문 스크랩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그가 걸어온 세월을 증언한다.
그의 야외 탐방 인생은 아이러니하게도 유년 시절의 가난과 비극에서 시작됐다. 참전 용사였던 아버지가 1955년 사고로 세상을 떠난 후 기숙학교로 보내진 그는 주말마다 엄마가 계신 15km 떨어진 시골 마을까지 돈이 없어 걸어가야만 했다. 왕복 30km의 황량한 스텝 지대를 매주 홀로 걷던 고단한 발걸음이 역설적이게도 훗날 수많은 청소년을 이끄는 산악 트레킹의 밑거름이 됐다.
이후 교직에 들어선 그는 아스타나 근교의 짧은 야외 활동을 시작으로, 알타이, 카프카스, 바이칼 호수 주변, 톈산산맥 등 카자흐스탄 전역과 인근 지역을 아우르는 장기 탐방로를 직접 개척하며 아이들을 이끌었다. 단순히 자연을 둘러보는 것을 넘어, 산악 지형을 극복하고 텐트를 치며 협동하는 법을 가르치는 종합적인 성장의 장을 마련한 것이다.
특히 샤야흐메토프가 온 힘을 기울인 분야는 범죄에 노출되거나 소년원 수감 위기에 처했던 소위 ‘위기 청소년’들과의 산악 트레킹이었다. 사회가 외면하고 기피하던 청소년들을 적극적으로 자신의 탐방대에 합류시킨 이유에 대해 그는 아이들이 나쁜 길로 빠지는 근본적인 원인이 자신이 불필요한 존재라는 소외감에 있다고 진단했다.
샤야흐메토프는 무언가에 몰입하고 있을 때 아이들은 딴생각을 하지 않는다며, 탐방대 안에서 대원 하나하나에게 명확한 역할과 책임을 부여함으로써 스스로가 소중하고 필요한 존재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비상식량 담당, 식수 확보 담당, 불씨 관리 담당 등 구체적인 임무를 맡아 산속에서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경험을 한 위기 청소년들은 자연스럽게 책임감을 배우고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모했다.
이러한 헌신 뒤에는 아내 갈리나 여사와의 동반자적 삶이 있었다. 샤야흐메토프는 아내 역시 아이들을 자식처럼 아끼며 수많은 원정길의 식사와 살림을 전담해 준 든든한 조력자였다고 회고했다. 부부는 아스타나에 청소년 전용 탐방 센터를 함께 설립해 산악 기술뿐만 아니라 상호 구호와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는 종합 교육 공간으로 발전시켰다.
야외 탐방 과정이 늘 평탄했던 것은 아니다. 거친 자연 속에서는 때로 목숨을 위협하는 순간도 찾아왔다. 급류를 건너다 위험에 처한 대원을 구하기 위해 직접 물에 뛰어들었다가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고, 악천후 속에서 대원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고난을 함께 극복하는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기성세대에 대한 불신을 거두고 진정한 신뢰를 형성하게 됐다.
비록 현재는 고령으로 인해 직접 멀리 원정을 떠나지는 못하지만, 부부가 씨앗을 뿌린 교육 기관에서는 지금도 어린 학생들이 자연을 배우고 건강한 정신을 함양하고 있다.
스마트폰과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고립되기 쉬운 오늘날의 청소년들에게, 기성세대가 건네야 할 진정한 구원은 말뿐인 훈계가 아닌 함께 땀 흘리고 책임을 나누는 야외에서의 동행일지도 모른다. 자연이라는 광활한 교실에서 위기 청소년들의 손을 잡고 바른 길을 제시했던 한 은퇴 지도자 부부의 삶은, 방황하는 청소년을 대하는 이 시대 어른들에게 어떤 가치와 태도가 필요한지 명확한 답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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