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기억의 길을 걷다’. 지난 23일(토), 카자흐스탄 알마티 한국교육원 세미나실에서는 100여 년 전 타국에서 조국의 독립을 꿈꿨던 선조들의 숨결을 되살려 ‘시공간을 넘어 동포를 잇다’라는 숭고한 가치를 마주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되었다.
재외동포청(청장 김경협)이 주최하고 주알마티대한민국총영사관(총영사 하태욱)이 주관한 ‘2026 한인 청소년 역사 아카데미’가 한인 중고등학생과 대학생, 일반인 등 약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2시간가량 진행된 행사는 김동우 다큐멘터리 사진작가의 강연으로 채워졌다. 참석자들은 ‘기록에서 역사를 만나다’라는 주제 의식 아래 세계 곳곳에 흩어진 독립운동의 현장을 돌아보며 뿌리를 되새기는 ‘나를 찾아가는 세계일주’에 동참했다.

강연에 앞서 하태욱 총영사는 환영사를 통해 역사의 인문학적 가치를 짚어냈다. 그는 “무심코 흘려버리기 쉬운 우리 선조들의 독립운동 역사를 발견하고 그 의미를 찾는 것은 특별한 일”이라며, “역사는 단순한 과거의 사실이 아니라 오늘의 나, 오늘의 대한민국, 나아가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오늘의 카자흐스탄을 이해하고 나아갈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강연이 미래를 설계하는 청소년들에게 특별한 울림과 동기 부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우 작가는 전 세계를 떠돌며 렌즈에 담아낸 치열했던 독립운동의 발자취를 장엄한 서사시처럼 풀어냈다. 흔히 독립운동의 무대라 여겨지지 않던 인도 델리의 붉은 성(레드포트)에서 영국군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던 아홉 명의 ‘인면전구공작대’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하며 청중들의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그는 사진마다 담고자 했던 작가적 시선과 치열한 고민의 과정을 생생한 일화와 함께 소개해 깊은 몰입을 이끌었다.

먼저 태평양을 건너 아메리카 대륙으로 이어지는 하와이 사탕수수밭의 노동 현장이 스크린에 올랐다. 새벽 4시에 일어나 하루 15분의 아침과 30분의 점심만 허락된 가혹한 노동 환경 속에서도 월급의 절반 이상을 독립운동 자금으로 내놓았던 선조들의 헌신을 담아내기 위해, 김 작가는 짧은 점심 시간인 정오에 선조들이 그랬을 것처럼 직접 밭에 누워 하늘을 올려다보며 셔터를 눌렀다. 꿀맛 같았을 30분의 점심시간, 고된 육체를 뉘었던 이름 모를 선의 시선을 오롯이 빌려온 것이다. 또한 하와이에 남은 옛 독립운동 사적지 건물을 촬영할 때는 100년 전의 숭고한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화면에 걸리는 자동차들을 지워내려 무려 사흘 동안 새벽 4시에 현장을 찾아간 일화도 덧붙였다.


작가의 시선은 멕시코의 뜨거운 태양 아래 ‘악마의 가시’라 불린 애니깽 농장으로 이어졌다. 그는 살이 찢어지는 고통 속에서도 ‘숭무학교’를 세워 독립군을 양성했던 선조들의 흔적을 담기 위해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무거운 장비를 메고 촬영을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그가 포착한 새벽의 여명은 가혹한 노동에 대한 피할 수 없는 ‘체념’이자, 4년의 노동 계약이 끝난 뒤 맞이할 해방에 대한 ‘희망’이라는 이중적 빛의 의미를 한 컷에 직조해낸 결과물이었다.
강연의 무대가 중앙아시아로 옮겨오자 장내의 분위기는 더욱 숙연해졌다. 고려극장 극작가 태장춘의 묘소를 힘겹게 찾아내 비석을 세워준 일화와, 무대 위에서 양반 역할을 가장 맛깔나게 연기했던 고려극장 인민배우 김진의 무덤에 새겨진 “내가 간들 아주 가며 아주 간들 잊을소냐”라는 애달픈 묘비명이 소개될 때, 척박한 땅에서 언어와 문화를 지켜낸 디아스포라의 슬픔은 시공간을 넘어 깊이 가닿았다.
나아가 해외 독립운동가 후손들의 초상을 촬영할 때의 일화는 작가의 인문학적 미학을 잘 보여주며 청중의 마음을 더욱 강하게 두드렸다. 김 작가는 후손들의 초상을 촬영할 때 일부러 피사체의 초점을 흐리게 연출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점차 지워지고 흐릿해져 가는 독립운동 역사의 위태로운 현주소를 시각적으로 구현한 것이다. 그는 흐릿한 인물을 통해 역설적으로 “이렇게 사라지게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는 저항의 메시지를 담았다고 강조했다.
이날의 시간은 단순한 역사 지식 전달을 넘어, 잊힌 시간을 호명하고 이름을 잃어버린 독립운동가들의 얼굴을 따뜻하고 치열한 시선으로 마주하는 성찰의 장이었다. 100여 년 전 이국땅에서 조국의 독립과 내일을 위해 헌신했던 이들의 삶은 오늘날 카자흐스탄 동포들에게 굳건한 정체성의 뿌리이자, 미래로 나아가는 명확한 이정표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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