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경제가 제조업과 건설업 등 비자원 부문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한국의 대(對)카자흐스탄 수출은 자동차와 가전 등을 중심으로 감소하면서 현지 생산 확대와 유통 구조 변화가 한국 기업의 시장 진출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KOTRA 알마티무역관의 9월호 자료에 따르면 카자흐스탄의 2026년 1~8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제조업 생산은 8.4%, 건설업은 15.6% 늘어난 반면 광업은 4.3%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4.5%, 고정자산투자는 8.1% 증가해 비자원 부문이 전체 성장세를 이끌었다.
물가와 환율 흐름도 변화했다.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8%로 11개월 연속 둔화하며 한 자릿수에 진입했고,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은 9월 4일 기준금리를 16.75%에서 16.25%로 0.5%포인트 인하했다. 9월 25일 달러당 환율은 442.8텡게로 텡게화 강세가 이어졌다. KOTRA는 텡게 강세가 수입 원가와 물가 안정에는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고금리와 긴축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소비 회복은 완만할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경제 흐름 속에서도 한국과의 교역에서는 수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한국의 대카자흐스탄 수출은 2026년 1~8월 11억6,134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0% 줄었고, 수입은 8억6,390만 달러로 20.8% 증가했다. 특히 9월 1~20일 수출액은 8,200만 달러로 52.0% 감소했다.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수출이 각각 46.3%, 65.0% 줄어든 가운데 무선통신기기는 55.6%, 석유제품은 90.8% 증가했다.
수출 감소의 배경에는 카자흐스탄의 산업 구조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현지 자동차 생산은 올해 1~7월 11만1,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3.3% 증가했고, 삼성 세탁기와 TV 일부 모델도 현지에서 조립되고 있다. KOTRA는 자동차·가전 등 주요 품목에서 ‘수입에서 현지 생산으로’의 전환이 진행되면서 한국산 완제품의 직접 수출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9월부터 병행수입 완성차·부품에 대한 통관과 인증 요건이 강화되고, EAEU 역내 반입 상품 34개 품목에 대한 추적관리도 시행됐다. 이에 따라 비공식 유통망을 통한 제품 공급은 더욱 어려워지고 정식 딜러와 인증·등록 절차를 갖춘 유통망의 중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KOTRA는 한국 기업에도 현지 생산과 조립, 유통 파트너십을 포함한 현지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제시했다.
카자흐스탄 정부가 에너지·공공부문 현대화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도 한국 기업에는 새로운 기회로 거론된다. 정부는 347개 현대화 프로젝트 가운데 77개 사업에 대한 조달을 시작했으며, KOTRA는 이에 따라 기계·장비와 전력기자재 등의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국산품 조달 요건이 강화되고 있어 현지 파트너나 조립 거점을 갖추지 않은 단순 직수출 방식에는 제약이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카자흐스탄 시장은 경제성장과 함께 현지 생산·조달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구조가 바뀌고 있다. KOTRA는 앞으로 한국 기업의 진출에서도 단순한 완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화와 기술이전, 제3국 수출 등을 연계한 사업 구조가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최근 확대되고 있는 한국과 카자흐스탄의 경제협력이 실제 기업 활동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도 주요하게 고려할 부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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