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결실의 계절 가을과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를 맞아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재외동포 교민과 고려인 동포가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축제가 열렸다.
지난 26일 오전 알마티 센트럴 파크 내 스파르탁 스타디움에서 ‘2026 카자흐스탄 한민족 대축제, 우리는 하나다!’가 개최됐다. 카자흐스탄 한인회가 주최하고 알마티 고려민족중앙회(AKNC)가 협력한 이번 행사에는 한인 교민과 고려인 동포 등 약 2,000명이 참석했다.
이번 축제는 단순히 한가위의 즐거움을 나누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사회와의 유대와 우의를 확인하는 자리로도 마련됐다. 특히 개회식에서는 행사 사흘 전인 지난 24일 카스피해 훈련 중 사고로 순직한 카자흐스탄 군 장병 14명을 추모하는 시간을 가졌다. 축제에 참석한 관계자와 주요 내빈들은 명절의 기쁨에 앞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과 카자흐스탄 국민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며 현지 사회와 아픔을 함께 나눴다.
진재정 카자흐스탄 한인회장은 개회사에서 순직 장병들에게 애도를 표한 뒤 “고국과 멀리 떨어진 타향이지만 오늘만큼은 고향의 따스한 정을 나누고 동포 사회가 한 가족처럼 단단히 결속하는 행복한 축제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축사에 나선 하태욱 주알마티 대한민국 총영사는 “어르신부터 아이들까지 격의 없이 어우러져 즐기는 축제 자리에 함께하게 되어 기쁘다”며 행사를 준비한 한인회 관계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또 최근 성공적으로 열린 한국과 카자흐스탄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성과가 현지 교민사회에도 따뜻한 온기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게오르기 알마티 고려민족중앙회 부회장 역시 순직 장병들을 추모하면서 한인회와 고려민족중앙회가 ‘우리는 하나다’라는 기치 아래 함께 추석 축제를 마련한 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모든 동포 가정에 평안과 행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했다.

이처럼 올해 축제는 한민족의 화합을 넘어 현지 사회와 함께하는 의미까지 더하면서, 카자흐스탄 한민족 사회가 걸어온 역사와도 맞닿아 있다. 1990년대 초 형성되기 시작한 한인사회는 1995년 ‘제1회 추석맞이 한인 한마음 체육대회’를 열며 교민사회의 첫 공식 행사를 마련했다. 이후 1999년 한인회가 정식 출범하면서 연례 행사로 자리 잡았으며, 2019년부터는 재외동포 교민뿐 아니라 현지 고려인 동포인 ‘고려 사람’까지 함께하는 한민족 축제로 범위를 넓혀왔다.
이번 축제에서는 이러한 공동체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행사장에서는 ‘소원나무 만들기’를 통해 소망과 감사의 메시지를 남기는 한편, 투호와 팽이치기, 제기차기, 공기놀이, 굴렁쇠 굴리기 등 전통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한글을 매개로 세대와 문화를 잇는 프로그램도 참가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K-한글 존’에서는 붓글씨 캘리그래피와 한글 도장 찍기, 한글 책갈피 만들기 등이 진행돼 참가자들이 한글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줄다리기를 비롯한 체육경기와 레크리에이션이 이어지면서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함께 어울리고 세대 간 정을 나누는 시간도 마련됐다.

한국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공간도 행사장 곳곳에 마련돼 축제의 분위기를 한층 풍성하게 했다. K-FOOD, K-BEAUTY, K-MEDICAL, K-TOUR 등 한국의 다양한 분야를 소개하는 부스가 운영됐으며, 전통음식을 맛볼 수 있는 먹거리 장터도 열렸다. 행사 마지막에는 경품 추첨까지 이어지면서 참가자들이 축제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한민족 대축제는 한가위를 계기로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는 한인 교민과 고려인 동포가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정을 나누고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였다. 특히 세대와 배경을 넘어 함께 축제를 즐기며 한민족으로서의 유대감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올해 행사는 현지 한민족 사회의 화합과 교류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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