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에서 감사의 뜻을 전할 때 쓰는 카자흐어 ‘рахмет’를 두고 ‘라흐메트(рахмет)’와 ‘라크메트(рақмет)’가 함께 사용되고 있다. 현재 카자흐어 정서법 규범에 따른 표기는 ‘рақмет’이며, 이 표기는 최근에 생긴 것이 아니라 1983년부터 사용돼 왔다.
텡그리뉴스가 아흐메트 바이투르시눌리 언어학연구소에 확인한 결과, 현행 정서법 규범에서는 ‘қ’를 사용한 ‘рақмет’를 써야 한다. 이 표기는 1983년 8월 25일 카자흐 소비에트 사회주의공화국 최고회의 상임위원회가 승인한 ‘카자흐어 정서법 기본 규칙’ 개정판에 포함되면서 도입됐다.
언어학자들은 당시 표기 변화가 카자흐어의 발음 특성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рақмет’는 1988년 처음 같은 형태로 정서법 사전에 실렸으며, 2013년 발간된 정서법 사전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연구소 측은 이후 이 표기가 실제 언어생활에서도 자리 잡으면서 널리 받아들여졌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왜 일부 카자흐어 단어는 같은 말인데도 서로 다른 형태로 쓰일까. 연구소에 따르면 카자흐어 정서법에는 여러 원칙이 적용된다. 일반적으로는 실제 발음 과정에서 소리가 달라지더라도 어근이나 어미, 접사의 원래 형태를 글로 유지하는 방식을 따른다. 반면 발음에 가깝게 표기를 바꾸는 원칙도 함께 존재한다.
이처럼 표기 원칙이 하나로만 운영되는 것은 아니어서 널리 쓰이는 일부 단어에서는 혼용이 나타나고 있다. 언어학자들은 통일된 표기가 마련되지 않은 단어가 많을수록 언어 사용자의 문해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어의 표기를 단순히 일상적인 사용 양상만 놓고 맞고 틀린 것으로 판단하기보다는, 특정 시기에 적용된 정서법 규범을 기준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2013년 정서법 사전에 실린 표기가 당시 기준에 따른 규범적 형태로 제시됐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이 같은 논쟁은 ‘라흐메트’와 ‘라크메트’에만 해당하지 않는다. ‘қыркүйек/қыргүйек’, ‘шекара/шегара’, ‘көкөніс/көгөніс’ 등의 표기를 놓고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현재 새로운 정서법 사전도 준비하고 있다. 새 사전 편찬 결정은 에를란 카린 국가고문과 정부기관 관계자, 언어학자들이 참여한 논의를 거쳐 이뤄졌다. 사전 작업을 위해 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만들어지며, 완성된 초안은 부처 간 위원회의 검토를 거치게 된다.
새 사전이 언제 발간될지, 어떤 표기가 최종적으로 수록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언어학연구소는 앞서 새 사전에서 일부 논쟁적인 단어의 표기가 다시 검토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қыркүйек/қыргүйек’, ‘шекара/шегара’, ‘көкөніс/көгөніс’ 등은 두 가지 표기를 함께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텡그리뉴스는 앞서 ‘қыркүйек’과 ‘қыргүйек’을 둘러싼 논쟁을 다루면서 9월을 뜻하는 이 단어의 표기가 지난 수십 년 동안 여러 차례 바뀌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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