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과 러시아가 자국 내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위한 로드맵에 공식 서명했다. 양국은 6월 19일,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27차 국제경제포럼(SPIEF) 현장에서 협력 계획을 확정하며, 건설 예정지를 알마티주 젯수지방 울켄(Ulken) 마을로 결정했다고 카자흐 경제매체 kapital.kz가 전했다.
이번 로드맵은 카자흐스탄 원자력 산업을 담당하는 ‘카자톰프롬(NAC Kazatomprom)’ 산하 기업인 ‘울켄NPP LLP’와 러시아 국영 원자력 기업 ‘로스아톰(Rosatom)’ 간의 협의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이 문서는 원전 건설뿐 아니라 향후 10년간의 프로젝트 수행 일정, 책임 분담, 설계 및 인허가 과정, 기술 제공 범위 등을 포괄적으로 담고 있다. 양측은 로드맵을 통해 초기 건설 단계에서부터 상업 운전까지의 과정을 명확히 설정함으로써, 실질적 공사 착수로 이어지는 기반을 마련했다.
kapital.kz는 로스아톰 측의 설명을 인용해, 이번 협력은 카자흐스탄이 독립 이후 처음으로 추진하는 대규모 원자력 프로젝트로, 향후 중앙아시아 내 에너지 수요 대응과 탈탄소화 전략의 핵심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카자흐스탄 정부는 이번 로드맵을 통해 기술 이전과 인력 양성 등에서도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까지 카자흐스탄은 공식적으로 원전 건설을 선언하지는 않았으나, 젯수지방 울켄 마을은 지난 수년간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돼 왔다. 실제로 해당 지역은 발하쉬 호수 인근에 위치해 냉각수 공급 등 지리적 요건에서도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로드맵의 채택으로 울켄이 사실상 건설 부지로 확정되면서, 향후 지역 주민 및 환경 단체들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이번 원자력 발전소 건설 사업의 예산은 100억에서 12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제1호 원자력 발전소는 2035년까지 완공될 계획이다. 관련 재원은 외국인 자본을 유치하는 방식으로 조달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카자흐스탄 정부는 이번 원전 건설을 계기로 원자력 산업의 체계적 발전을 위한 장기 계획도 수립할 방침이다. 이는 에너지 자립도 제고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국가 차원의 전략적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카자흐스탄, 첫 원자력 발전소 건설 위한 국제 컨소시엄 리더 선정’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