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프로축구 클럽 ‘카이라트(Қайрат)’가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무대에 오르며 카자흐스탄 축구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 2025년 8월 26일, 알마티 중앙경기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카이라트는 스코틀랜드의 명문 클럽 셀틱(Celtic)을 승부차기 끝에 제압하고, 창단 이래 처음으로 본선 진출권을 획득했다.
정규 시간과 연장전 내내 팽팽한 공방이 이어졌지만, 양 팀 모두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채 경기는 0:0으로 종료되었다. 1·2차전 합산 스코어 역시 무득점으로 맞서면서 승부는 결국 승부차기로 향했고, 이 극적인 순간의 중심에는 21세 골키퍼 테미를란 아나르베코프가 있었다. 셀틱의 키커 세 명을 연속으로 막아낸 그는 단숨에 경기의 영웅으로 떠올랐고, 현지 언론은 그를 “기적을 만든 신성”이라 평가했다.
이번 경기의 영웅으로 떠오른 테미를란 아나르베코프는 2003년 아티라우에서 태어나 카이라트 유소년 아카데미에서 성장한 골키퍼로, 17세에 카자흐스탄 프리미어리그 무대에 데뷔한 뒤 빠르게 1군 주전 자리를 꿰찼다. 안정적인 반사 신경과 침착한 경기 운영으로 주목받아온 그는 최근 카자흐스탄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되며, 차세대 수문장으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텡그리뉴스는 그를 “기술과 집중력을 겸비한 젊은 재능”으로 평가했다.
텡그리 뉴스는 이번 승리가 단순한 경기 결과를 넘어, 카이라트의 역사뿐 아니라 카자흐스탄 축구 전체에 있어 상징적인 성과라고 보도했다. 카이라트는 2015년 아스타나 이후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진출한 두 번째 카자흐스탄 클럽으로 기록되며, 카자흐스탄 축구의 국제 경쟁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알마티시는 이날 시민들의 열띤 응원을 위해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했고, 경기 종료 후에는 콕토베(Koktobe) 방송탑이 카이라트의 상징색으로 조명을 밝히며 승리를 축하했다. SNS에서는 수천 명의 팬들이 아나르베코프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팔로우하며 그의 활약에 찬사를 보내는 등,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카이라트는 이번 승리로 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리그에 진출하게 되었으며, 8월 28일 예정된 조 추첨을 통해 첫 상대가 결정될 예정이다. 클럽 측은 “선수단의 헌신과 팬들의 응원이 만들어낸 결과”라며, 본선에서도 카자흐스탄 축구의 저력을 보여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