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지난주 막을 내린 국제 유소년 탁구대회 ‘WTT Youth Contender Almaty 2025’는 단순한 성적을 넘어, 진심 어린 응원과 사람 간의 교감을 다시금 떠올리게 한 뜻깊은 대회로 기억되고 있다.
알마티시 알라타우구 누르켄트에 위치한 ADD Table Tennis Center에서 치러진 이번 대회는 세계 50여 개국에서 온 유소년 선수 1,600여 명이 참가한 대규모 국제대회였다. 알마티는 처음으로 이 대회를 유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경기 운영과 시설, 선수 케어 모두에서 호평을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 특히 한국인들에게 큰 울림을 준 순간은 지난 17세 이하(U17) 여자부 결승전이었다. 한국 대표팀의 허예림 선수와 김은서 선수가 나란히 결승에 올라 ‘한국인 맞대결’을 펼친 끝에, 허예림 선수가 금메달을, 김은서 선수가 은메달을 각각 목에 걸었다. 현지 교민들이 자발적으로 경기장을 찾아 태극기를 흔들며 응원에 나섰고, 그날의 함성과 박수는 아직도 현장을 찾았던 이들의 기억에 생생하다.
본지는 대회 기간 중 현장에서 김은서 선수의 경기를 직접 취재했고, 경기 직후 김은서 선수의 사진과 기사를 코치에게 전달했다. 곧이어 받은 답장은, 단순한 감사 인사를 넘어 가슴 뭉클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알고 보니 김은서 선수의 코치는 다름 아닌 어머니 석솔지 씨였다.
“은서에게 응원의 힘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코치이자 어머니의 진심
석솔지 코치는 본지에 보낸 메시지에서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해왔다.
“교민분들과는 우연처럼 시작된 인연이었지만, 경기장에서 보여주신 진심 어린 응원은 선수들과 저희 가족 모두에게 벅찬 순간이었습니다. 태극기를 들고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시던 모습은 은서에게도 말로 다할 수 없는 큰 용기와 힘이 되었어요.”
이어 석 코치는 김은서 선수의 경기 내용도 덧붙였다.
“은서는 아직 WTT 여섯 번째 출전의 신예입니다. 특히 이번 대회 8강 러시아전과 4강 인도전은 강호들과의 치열한 승부였는데, 기본기를 바탕으로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인상 깊은 경기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결승에서는 아쉽게 패했지만, 많은 지도자 분들께서도 성장 가능성과 집중력에 큰 박수를 보내주셨습니다.”
“4강전이 끝난 후 은서가 ‘태극기와 교민분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되었다’며 응원의 의미를 되새겼을 때, 저 또한 엄마이자 코치로서 깊은 감동과 감사의 마음이 들었습니다. 은서에게 이번 대회는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전환점이 되었고, 그 순간을 함께해주신 교민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핑퐁커플에서 코치 엄마로“…석솔지 씨의 또 다른 이야기
김은서 선수의 뛰어난 경기력만큼이나 시선을 끈 인물은 바로 어머니이자 코치인 석솔지 씨였다. 그는 과거 한국 탁구 국가대표 출신의 유망 선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2003년, 소속팀 현대백화점 여자탁구단이 해체되며 선수 생활에 큰 전환점을 맞았다.
이후 국가대표 남자선수였던 김상수 씨와 인연을 맺어 ‘핑퐁커플’로 불리며 2006년 결혼, 언론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그녀는 이제 현역 시절보다 더 치열한 마음으로, 딸의 성장을 돕는 지도자이자 어머니로서의 길을 걷고 있다. 알마티에서의 이번 대회는 김은서 선수에게는 스스로를 증명하는 무대였고, 석솔지 코치에게는 새로운 세대와 함께 만들어가는 또 하나의 여정이었다.
“다음엔 더 성장한 모습으로”…교민 응원이 만든 특별한 기록
석솔지 코치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덧붙였다.
“카자흐스탄 대회는 준비와 운영 모두에서 최고의 정성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또 카자흐스탄에 오게 되면 꼭 연락드리겠습니다. 그때는 조금 더 성장한 은서의 모습으로 찾아뵐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알마티에서의 이번 대회는 승패를 넘어, 세대를 잇는 도전과 국경을 넘는 응원의 힘을 보여준 시간이었다. 교민 사회가 보여준 따뜻한 응원은 김은서 선수의 메달과 더불어 빛나는 기록으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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