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동부에서 가장 큰 담수호인 자이산 호수는 독특한 역사를 지닌 곳으로, 풍부한 어족 자원을 자랑한다. 이 호수는 중국 국경에서 약 60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하며, 북동쪽으로 알타이 산맥, 북서쪽으로 칼빈스키 산맥, 남쪽으로 타르바가타이 산맥과 맞닿아 있다. 호수의 길이는 약 105km, 너비는 22~48km, 최대 깊이는 15m에 달한다.
Zakon.kz 보도에 따르면, 호수에는 10개의 강이 흘러들어 가고, 한 개의 강 이르티시 강이 흘러나온다. 이 강은 아바이, 동카자흐스탄, 파블로다르 지역을 관통하는 주요 수로 역할을 한다.
자이산 호수는 19세기 초부터 연구가 시작되었으며, 탐험가 니콜라이 프르제발스키, 바실리 사포즈니코프, 알렉산드르 세델니코프, 그리고 그리고리 포타닌 등이 연구에 기여했다. 학자들은 호수의 분지가 지질학적 요인으로 형성된 것이라고 분석하며, 호수의 바닥은 진흙과 모래, 작은 자갈로 덮여 있고, 대부분의 지역은 갈대가 무성한 낮은 둑을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자이산 호수는 지금보다 더 깊고 넓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해안선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과거의 물결 흔적이 발견된다.
이름의 유래와 역사적 의미
자이산이라는 이름에는 여러 전설과 설이 존재한다. 한 전설에서는 과거 극심한 기근이 카자흐 초원을 덮쳤을 때, 굶주린 유목민들이 이 호수로 이주해 물고기를 잡으며 생존했다고 전해진다. 이들은 호수에 감사하는 의미로 “보호자 호수(Озеро-заступник)”라는 뜻의 ‘자싱노르(Заасинг-нор)’ 또는 “호수”를 뜻하는 몽골어 “нор”과 함께 쓰인 ‘노르-자이산(Нор-Зайса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또 다른 설에서는 몽골어 “사이한(Сайхан: ‘아름답다, 훌륭하다’는 의미의 몽골어)”에서 유래했다는 주장이 있으며, 일부에서는 고대에 공룡과 같은 거대한 생물들이 호수 주변에서 번성했다는 이유로 “고대 공룡”이라는 별명이 붙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공룡 대멸종과 자이산의 기원
과학자들은 자이산 호수가 약 6천만 년 전에 형성되었다고 추정하며, 이는 히말라야 산맥과 비슷한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4천만 년 전 지구에 대형 운석이 충돌하면서 공룡이 멸종할 당시에도 자이산 호수의 생태계는 살아남아 현재의 생물종을 형성하는 기초가 되었다고 한다. 이러한 특징 덕분에 자이산 호수는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풍부한 어족 자원을 갖춘 호수로 꼽힌다.
Zakon.kz 보도에 따르면, 호수에는 20종 이상의 다양한 물고기가 서식하며, 철갑상어, 송어, 잉어, 파이크, 농어, 붕어, 가자미 등이 포함된다. 또한 어업과 수산물 수출이 지역 경제에서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으며, 호수의 자원은 과거 여러 국가들 사이에서 쟁탈전이 벌어질 만큼 가치가 높았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환경 문제와 관광 활성화 과제
자이산 호수는 심각한 환경 문제에 직면해 있다. Zakon.kz 보도에 따르면, 호수 주변에 있는 쓰레기 매립지에서 발생한 폐기물이 바람에 의해 호수로 유입되고 있으며, 밀려온 쓰레기가 해안에 쌓이는 경우도 많다. 또한, 밀렵 문제가 지속되며 일부 어부들은 허가 없이 그물을 설치해 물고기를 잡고 있지만, 사용 후 방치된 그물들이 호수 생태계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여기에 석유 정제소 및 광산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이 하천을 통해 유입되면서 수질 오염도 증가하고 있으며, 지역 농업 활동도 호수의 수질 저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반면, 자이산 호수는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자연 명소 중 하나로 꼽히며, 수상 스포츠와 스쿠버 다이빙, 낚시 등의 관광 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관광객들에게 수산물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 관광객들의 불만이 높다고 Zakon.kz는 보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현지 어업 인프라 개선과 가격 조정이 필요하며, 도로 및 접근성을 강화해 관광 산업을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자이산 호수 인근에는 아이너불락, 카라탈, 다이르 지역의 생태관광 시설과 휴양지가 마련되어 있으며, 아라산탈디 지역에는 리조트와 호텔이 운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이산 지역의 관광 잠재력이 크지만, 서비스 개선과 환경 보호 정책이 동반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한 관광 개발이 어렵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