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알마티의 대표적 도시 녹지인 바움숲(Роща Баума)은 최근 시 당국의 정비 계획과 과거 법적 지위 변경 이슈로 인해 보존과 활용 사이에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BAQ.KZ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현재 알마티시에서는 바움숲의 생태적 가치를 유지하며 ‘신중한 정비’와 ‘최소한의 간섭’으로 접근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는 시 당국과 투자 기업 BAZIS-A가 47억 텡게를 투자해 산책로, 휴식 공간, 작은 건축물 등을 조성하되, 숲의 자연 상태를 가능한 한 보존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접근이 적절한 방향이지만, 법적 지위 변동의 역사적 맥락도 주의 깊게 보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바움숲은 2006년부터 카자흐스탄 정부의 ‘국가 자연 기념물’로 지정되었으나, 2018년 12월 총리령에 의해 그 지위가 해제되고 도시의 지방 당국 소유로 이관되었다. 이로 인해 보호 체계가 약화되었고, 이후 도시 계획에 법적 보호가 부실하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BAQ.KZ 보도에 의하면, 건축가 발레리아 부케이하노바는 “숲은 공원이 아니라 도시 속 숲이다”며, 인공시설보다 최소한의 청소와 흙길 위주의 정비가 적절하다고 주장한다. 반면 건축가이자 도시 보호 활동가 파벨 사브란축은 “공식적인 지위 없이 방치될 경우, 도시의 탐욕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과거의 지위 해제가 숲을 상업 압력에 노출시켰다는 점을 강조했다.
투라르 리스쿨로프 대로 북쪽, 수윤바이 대로와 세이풀린 대로 사이에 자리하고 있는 바움숲은 면적 약 137.7헥타르, 길이 약 3.5 km, 폭은 0.4 ~ 0.6 km 규모의 인공 녹지다. 주요 수목은 90% 이상을 차지하는 러시아조팝나무를 포함하여, 오동나무, 단풍나무, 참나무 등 다양하며, 전체적으로 49종의 나무와 223종의 척추동물이 서식한다. 또한, 이 지역은 현재 알마티 도심을 흐르는 대알마티수로(Большой Алматинский канал, BАК)와 접해 있다. 수로는 숲의 서쪽 경계를 따라 흐르며, 일부 구간에 걸쳐 복원 및 정비 작업이 실시 중이다.
최근 2025년 6월부터 바움숲 전 구간과 BАК 인근을 대상으로 대규모 재구성 작업이 진행 중이며, 산책로 정비, 벤치 설치, 조명 개선, 수로 정화 등이 포함되어 있다. 알마티시 당국은 이를 통해 시민들이 더욱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자연과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BAQ.KZ 보도에서 지적된 것처럼, 해당 프로젝트는 공론화나 전문가 의견 수렴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은 상태로 추진되고 있어, 법적 보호의 해제 이후 숲이 상업적 또는 구조적 변화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현재까지 당국은 공식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았지만, 바움숲의 미래를 둘러싼 논의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보존과 개발 사이에서 알마티 시민들의 선택이 무엇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