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이 양국 간 전략적 협력 강화를 위한 정상회담을 계기로 외교적 접촉을 본격화하고 있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지난 8월 22일,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의 초청으로 비슈케크를 공식 방문했다. 이번 방문에서는 양국 정상 간 회담과 함께 ‘상호국가협력위원회’ 고위급 회의가 병행되어, 양국 관계의 중장기 방향을 설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디케이뉴스에 따르면, 이번 회담은 단순한 외교 일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양국은 역사적·문화적 유사성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오고 있으며, 최근 몇 년간 경제·물류·에너지·교육 등 실질적 분야에서 협력의 폭을 넓혀왔다. 특히 올해 1분기 양국 간 교역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43.5% 증가해 3억2700만 달러에 달했으며, 2030년까지 3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치 분석가 이고르 셰스타코프는 이번 정상회담이 양국 협력의 중간 점검이자 향후 2~3년간의 로드맵을 설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양국 간 교역 확대뿐 아니라, 철도·물류·에너지·교육·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의 실질적 진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키르기스스탄 내에는 수십 개의 카자흐스탄 기업이 활동 중이며, 중소기업부터 금융, 에너지, 광산업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디케이뉴스는 이번 회담에서 실질적 협력 분야에 대한 논의가 집중되었다고 내다봤다. 또한 국경 지역의 교통·통관 문제, 물 자원과 에너지 협력 등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철도 및 물류 협력 분야에서는 구체적인 프로젝트들이 논의됐다. 양국은 중국–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을 연결하는 철도 건설 사업에 카자흐스탄이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 철도는 지역 물류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전략적 사업”이라며, 카자흐스탄의 참여 의지를 밝혔다. 또한, 카스피해를 통한 국제 물류 경로 확대와 관련해 키르기스스탄이 카자흐스탄의 항만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문화·인문 분야에서도 양국은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아바이 창작 세계를 주제로 한 공동 콘퍼런스, 대학 간 협력, 학생 교류 프로그램 등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키르기스스탄 내 카자흐 디아스포라 역시 교육·문화·비즈니스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디케이뉴스는 이러한 흐름이 양국 간 민간 외교의 기반을 강화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카자흐스탄은 키르기스스탄에 인도적 지원을 제공해온 사례도 있으며, 디케이뉴스는 형제국가 간의 연대가 단순한 상징을 넘어 실질적 협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국경 지역의 미해결 과제와 통상 문제에 대해서는 전문가 집단과 시민사회, 언론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적 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간 협력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실질적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며, 특히 중앙아시아 지역 내 통합 흐름과 연계된 철도·물류 프로젝트, 에너지 연계망 구축 등에서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