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이 도시정책의 방향을 새롭게 모색하고 있다. 2025년 7월 8일 키질오르다에서 열린 ‘제1회 국가도시포럼(National Urban Forum)’은 도시를 단순한 공간이 아닌 사람 중심의 살아있는 시스템으로 바라보는 정책적 접근을 시도한 자리였다고 Dknews.kz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포럼은 UN-Habitat의 후원 아래 키질오르다주 정부가 주최하고, 환경·자원부, 외교부, 산업·건설부, Vision Zero Community 재단, ARCHICA 국제 건축 미디어 플랫폼 등이 공동 주관했다.
포럼에는 국내외 도시계획 전문가, 건축가, 정부 관계자, 시민사회 및 기업 대표들이 참여했으며, 도시의 지속가능성, 포용성, 기후 적응력 강화를 핵심 주제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었다. 키질오르다주 주지사 누를리벡 날리바예프는 개회사에서 “도시 발전은 콘크리트와 도로가 아닌, 삶의 질과 평등,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기반”이라고 강조하며, 지역이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부 장관 예를란 느산바예프는 “도시의 역할을 이해하지 않고는 지속가능한 발전은 불가능하다”며, 도시가 국가의 사회·경제 시스템의 핵심 축임을 강조했다. UN-Habitat 글로벌 솔루션국장 라파엘 투츠는 “도시는 미래의 거울이며, 오늘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기반을 마련하지 않으면 내일 위기를 맞게 된다”고 경고하며, 카자흐스탄이 국제 도시운동의 적극적 참여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포럼에서는 특히 기후 변화에 취약한 남부 및 서부 지역의 도시 회복력 강화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고온, 물 부족, 사막화 등 지역 특성에 맞춘 기후 대응형 건축, 국지적 기후 조절 설계, 생태계 통합 도시계획이 제안되었으며, 녹지 연결축, 물 보존 시스템, 디지털 도시관리 플랫폼 등 구체적 대응 방안도 소개되었다. ‘국지적 기후 조절 설계’는 건물 배치, 식생, 수자원 활용 등을 통해 도시 내 특정 공간의 온도, 습도, 바람 흐름을 조절하는 방식을 의미하며, 도시의 기후 회복력을 높이는 데 활용된다.
UN-Habitat 중앙아시아 지역 고문 카티아 셰퍼는 “도시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감정, 안전, 소속감이 반영된 인간 중심의 환경”이라며, 획일적 도시계획이 아닌 지역 맞춤형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실제로 포럼에서는 디지털 지적도, 기후·문화 감수성 기반 건축, 주민 참여형 도시환경 설계 등 다양한 도구와 사례가 공유되었다.
이번 포럼은 키질오르다가 단순한 개최지가 아닌, 도시정책 전환 논의의 사례로 주목받는 계기가 되었다. 키질오르다는 1925~1929년 카자흐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의 첫 수도였으며, 코르크트 아타와 코브즈의 고향으로서 역사·문화적 정체성을 지닌 도시다. 포럼 공동주관자인 ARCHICA의 인디라 마흐메토바는 “키질오르다는 이제 지리적 중심을 넘어 도시 혁신 논의의 중심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포럼은 단순한 행사에 그치지 않고, 향후 도시 전략 수립에 참고될 수 있는 정책적 기반을 마련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Dknews.kz는 키질오르다 포럼이 중앙집중형 도시계획에서 지역 중심 도시정책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흐름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특히 카자흐스탄이 UN-Habitat 도시포럼 네트워크에 공식 등록됨으로써, 국제 도시정책 대화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게 된 점은 향후 도시개발 방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정책 집행과 지속성 확보, 지역 주민들의 참여와 수용성 확대, 기후 적응 전략의 실질적 성과 도출 등은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평가에 있어서도 초기 단계인 만큼 정책의 후속 추진력과 지방 정부 간 연계 협력이 핵심적일 것이다.
한인 사회에서도 이번 포럼을 통해 카자흐스탄 내 도시계획 및 커뮤니티 발전 방향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현지 네트워크와 지식을 공유하는 계기로 삼는다면 의미 있는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