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에서는 오는 2025년 9월 9일부터 환전소 외부에 환율 정보를 표시하는 행위가 공식적으로 금지된다. 이는 국립은행이 개정한 외화 환전 운영 규정에 따른 조치로, 환전소가 건물 외벽, 지붕, 거리 간판, 이동식 또는 고정형 스탠드 등 외부 공간에 환율 정보를 표시하는 것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kapital.kz 보도에 따르면, 해당 규정은 환전소 내부 또는 운영 창구 인근, 자동화된 환전기 모니터에만 환율 정보를 표시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다만, 이번 규정은 국제공항, 철도역, 카지노, 국경 통과 지점, 복합 상업시설 내에 위치한 환전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들 장소에 위치한 환전소는 기존처럼 외부에 환율 정보를 표시할 수 있다.
국립은행은 이번 조치의 배경에 대해, 환율 표시 간판이 운전자 시야를 방해하거나 교통 표지판, 신호등을 가리는 등 도시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환율 간판이 불필요한 시각적 자극을 유발하며, 시민들이 환율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경향을 줄이기 위한 ‘심리적 탈달러화(mental dedollarization)’ 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카자흐스탄 환전소 협회는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협회는 “환율 간판은 단순한 정보 제공이 아니라 시각적 광고로 기능하며, 이를 금지하는 것은 환전소 간의 공정 경쟁을 저해하고, 일부 환전소에만 유리한 조건을 제공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외부 간판이 없는 환전소는 고객 유입이 감소하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위치에 있는 환전소는 더욱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협회는 또한, 국립은행이 환율 간판을 ‘시각 광고가 아니다’라고 판단한 것은 현행 광고법과 상충된다고 지적하며, “모든 환전소에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거나, 위반 사례에 대해서는 개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는 도시 미관과 교통 안전을 고려한 규제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지만, 동시에 소규모 환전소의 영업 환경 악화, 정보 접근성 저하, 비공식 환전 시장의 확대 가능성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환율 정보에 민감한 외국인 방문객에게는 환전소 위치와 정보 접근에 불편을 초래할 수 있다. 향후 모바일 앱이나 웹사이트를 통한 환율 정보 제공이 강화된다면, 이러한 불편을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카자흐스탄 중앙은행, 외화 환율 정보 외부 게재 금지 추진‘ 기사를 게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