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이 최근 텡게 환율 변동과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자콘 보도에 따르면, 티무르 술레이메노프 중앙은행 총재는 환율 형성의 주요 요인과 정부의 대응 원칙을 직접 설명하며, 현재의 환율 수준은 시장 요인에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술레이메노프 총재는 “2015년 이후 카자흐스탄은 인플레이션 타깃제와 자유 변동 환율제를 도입했다”며, 이는 보다 유연하고 지속가능한 경제 모델로의 전환을 위한 핵심 조치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텡게 환율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외환시장에서 형성되며, 국내외 경제 흐름을 반영하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과거처럼 정부가 환율을 직접 고시하던 시기에는 행정적이고 급격한 평가절하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최근 텡게 환율이 압박을 받고 있는 배경에 대해서는, 재정 지출 확대와 수입 증가가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술레이메노프 총재는 “올해 인프라 및 사회 프로젝트에 대한 예산 지출이 크게 늘었고, 이에 따라 수입 장비 및 부품 구매가 증가하면서 외화 수요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화폐 공급량이 전년 대비 18% 증가했지만, 국내 생산이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수입 의존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중앙은행은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세 가지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다. 첫째는 국제 유가, 교역국의 통화 가치, 그리고 글로벌 경제 상황 등으로 구성된 기초적인 요인이다. 둘째는 기업과 가계의 외화 수요, 수입 규모, 해외 관광 수요 같은 요소들로 이루어진 시장 요인이다. 마지막으로는 단기적인 차익을 노린 거래에서 비롯되는 투기적인 요인이 있다. 술레이메노프 총재는 “현재 환율은 기초적 요인에 비해 저평가된 수준이며, 투기적 거래는 거의 관찰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환율 변동성이 투기적 요인에 의해 발생할 경우에는 개입이 필요하지만, 시장이나 기초적 요인에 따른 움직임에는 개입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은행은 현재 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급격한 변동이나 투기적 거래가 발생할 경우에는 즉각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술레이메노프 총재는 “카자흐스탄은 현재 522억 달러 규모의 국제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투기적 변동을 완화하는 데 충분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최근 카자흐스탄 증권거래소(KASE)에서 달러 환율이 544.87텡게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상황에서 나왔다. 중앙은행은 환율 안정화보다 시장의 자율성과 국가 외환보유액의 전략적 활용을 우선시하는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이번 카자흐스탄 중앙은행의 발표는 환율 변동이 구조적 요인에 기반하고 있으며, 단기적 개입보다는 중장기적 생산력 강화가 해법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는 카자흐스탄에 거주하는 한인 사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생필품과 서비스 가격의 상승 가능성, 사업 운영 시 외화 환산 비용 증가, 환율 불안정에 따른 투자 계획 조정 등이 예상된다.
다만 중앙은행이 투기적 거래에 대한 감시와 대응 의지를 밝힌 만큼, 환율의 급격한 변동성은 일정 부분 억제될 것으로 보인다. 한인 사회는 향후 환율 흐름과 카자흐스탄 정부의 재정 정책 방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생활 안정과 사업 계획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