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에서 최근 수년간 산악사고로 인한 사망 사례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특히 여름철 관광객의 증가와 함께 등산·트레킹 수요가 급증하면서, 안전 수칙을 지키지 않은 채 험난한 산악지형에 무단으로 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BAQ.KZ는 알마티 인근의 자일라우, 고산호수, 빙하 지대 등 인기 산악 코스를 중심으로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6월에는 베식타스 협곡(Besqatas) 일대에서 실종됐던 여성이 3일 만에 구조되었고, 이보다 앞선 4월에는 투르겐 협곡에서 30대 남성이 실족해 사망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처럼 트래킹 난이도에 대한 오판과 기상 변화에 대한 대비 부족, 그리고 비표준 루트 이용이 주요 사고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현지 구조대와 긴급구조부는 ‘등산 전 통보 의무’와 ‘정식 루트 이용’ 원칙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비상사태부 구조대 관계자는 BAQ.KZ를 통해, “대부분의 사고는 산행 전 구조기관에 통보하지 않거나, 무단으로 위험 지역에 진입한 경우”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일부 등산객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공유된 비공식 루트를 탐색하며 자신감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알마티시 내무국 구조부대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에만 370건 이상의 구조 작업이 진행됐으며, 이 중 상당수가 18~35세 청년 등산객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구조대는 산행에 앞서 GPS 기반의 위치 공유, 기상 예보 확인, 정식 인가 루트 이용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문제는 단순히 사고 건수에 그치지 않는다. 구조작업에는 헬기, 구조견, 인력 등 많은 공공자원이 투입되며, 이 과정에서 구조대원들의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BAQ.KZ는 “자신의 생명뿐 아니라, 구조에 나선 대원의 생명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현지 구조대는 산악활동에 앞서 긴급상황 시 대처 요령과 통신 장비 사용법, 생존키트 휴대 등을 의무화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으며, 관련 교육을 의무적으로 도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러한 사고의 반복은 카자흐스탄이 산악관광지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를 제시한다. 등산과 자연 체험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정부와 시민 모두가 안전의식 강화에 힘써야 할 시점이다. 특히 구조 시스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사전 예방 중심의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BAQ.KZ는 전했다.
카자흐스탄은 최근 한국인 여행객이나 교민 대상의 생태관광지로도 인기를 끌고 있어, 이와 같은 산악 안전 문제는 한인 사회에도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수 있다. 개별적으로 산행을 계획하거나 관광 차원에서 고산지대 방문을 고려하는 경우, 반드시 현지 구조 체계 및 안전 수칙을 사전 숙지할 필요가 있다. 현지 구조기관은 외국인 방문객도 예외 없이 사전 등반 통보와 비상 연락체계 등록을 요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