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주년을 기념해 한국과 중앙아시아 3개국에서 순회 공연으로 진행된 창작 뮤지컬 《열차 37호》가 8월 19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후원으로 마련된 ‘2025 투어링 K-아츠’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주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이 서울문화재단,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고려극장, 주우즈베키스탄 대한민국 대사관, 주알마티 대한민국 총영사관과 협력해 공동 개최했다.
《열차 37호》는 고려인의 강제이주 역사와 그 속에서 우리말과 전통을 지켜온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고려극장의 서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1937년 강제이주 이후 카자흐스탄으로 옮겨온 고려극장은 현재까지 한국의 전통문화와 공연예술을 보존해온 대표적인 디아스포라 문화기관으로, 2017년에는 카자흐스탄 정부로부터 ‘국립 아카데미’로 승격되었다. 공연은 이 극장의 역사와 고려인 공동체의 기억을 노래와 이야기 형식으로 엮어내며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했다.
이번 순회 공연은 8월 14일과 15일 서울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초연을 시작으로, 19일 알마티 고려극장, 21일 타슈켄트 한국 문화예술의 집에서 이어졌다. 알마티 공연은 현지 고려인 사회와 한국 교민, 카자흐스탄 관객들이 함께한 가운데 진행되었으며, 무대 위에서 펼쳐진 디아스포라의 서사는 단순한 예술적 감동을 넘어 공동체의 역사와 정체성을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주카자흐스탄 한국문화원 구본철 원장은 “《열차 37호》는 고려인의 강제이주 역사와 그 속에서 한민족의 전통을 지키려 했던 고려인들의 의지와 문화적 정체성을 깊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며, “이번 공연이 한국과 중앙아시아 간의 문화 교류가 더욱 활발해지고 지속적으로 확장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예술 행사를 넘어, 한민족의 역사적 경험과 문화적 연대감을 공유하는 장으로서 중앙아시아 지역 내 한국 문화의 위상을 높이고, 교민 사회와 현지 관객 간의 상호 이해를 증진하는 계기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알마티 고려극장이 지닌 역사적 상징성과 홍범도 장군이 과거 관리인으로 일했던 공간이라는 점에서, 공연은 더욱 깊은 의미를 지닌 문화적 연대의 장으로 기억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