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의 전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데니스 텐을 기리는 거리 명명안이 알마티시에서 공식적으로 제안된 가운데, 유족이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알마티시청은 최근 시의회에 7개 구역 내 156개 도로의 명칭 변경안을 제출했으며, 이 중 보스탄딕스키 구역 아르하트 마을의 제7도로를 ‘데니스 텐 거리’로 명명하는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해당 제안은 주민 및 시의회 의원들과의 논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데니스 텐의 어머니 옥사나 텐 씨는 텡그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소식은 예상치 못한 기쁜 소식이었다”며 “이미 오래전에 추진될 수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이제라도 논의가 시작된 것이 매우 반갑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어 “이제 시 당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지켜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데니스 텐은 1993년 알마티에서 태어나 1999년부터 피겨스케이팅 선수 생활을 시작했으며, 2006년에는 불과 12세의 나이로 카자흐스탄 챔피언에 오르며 성인 선수들과 경쟁했다. 이후 2013년 세계선수권 은메달, 2015년 4대륙 선수권 금메달 등 국제무대에서 카자흐스탄 피겨 역사상 최초의 성과를 다수 남겼다.
그러나 그는 2018년 7월 19일, 알마티시 쿠르망가지 거리와 바이세이토바 거리 교차로 인근에서 차량 부품 절도범들과의 충돌 과정에서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당시 범행에 가담한 세 명은 각각 18년형과 4년형을 선고받았으며, 이후 일부 형량이 감경된 바 있다.
알마티시의 거리 명명 제안은 데니스 텐의 업적을 기리고, 그가 남긴 문화적·스포츠적 유산을 도시 공간에 새기는 상징적 조치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알마티시에서는 데니스 텐을 추모하기 위한 동상이 지난 2019년 6월 제막되었다. 이 동상은 텐이 동메달을 획득한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인 마지막 동작을 형상화한 것으로, 러시아 조각가 마트베이 마쿠쉬킨이 제작했다. 동상은 텐이 생전에 피습당한 장소인 쿠르만가지 거리와 바이세이토바 거리 교차로 인근에 세워졌으며, 제막식에는 유족과 알마티시 부시장, 문화체육계 인사, 고려인협회 관계자 등 약 500명이 참석했다.
알마티시 부시장은 제막식에서 “데니스 텐이 이룬 승리의 기쁨을 카자흐스탄 젊은 세대의 가슴속에 영원히 살아 숨 쉬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