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카자흐스탄 전역에서 아바이 쿠난바예바 탄생 180주년을 기념하는 대규모 문화·교육 행사가 펼쳐진다. 시인, 철학자, 사상가, 개혁가로서 아바이는 단순한 역사적 인물을 넘어 오늘날 카자흐 민족 정체성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이번 기념행사는 그 정신을 되새기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Sozmedia.kz 보도에 따르면, 카자흐스탄 정부는 이번 기념을 단순한 문화행사로 국한하지 않고, 교육·정치·시민의식 전반에 걸친 국가적 프로젝트로 확대하고 있다.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및 대학교에서는 아바이의 생애와 사상을 주제로 한 ‘아바이탄우 수업’이 진행되며, 교육부는 ‘아바이 오쿨라르’라는 공화국 차원의 낭송 프로그램을 새롭게 도입하고, 아바이 관련 교육과정을 강화할 방침이다.
학술 분야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이 이어진다. 아스타나와 알마티에서는 중앙아시아, 튀르키예, 러시아, 유럽 등지의 언어학자, 역사학자, 철학자들이 참여하는 국제 학술대회가 개최될 예정이며, 아바이의 사상에 대한 현대적 해석과 적용 가능성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공연예술 분야에서도 아바이의 정신을 기리는 다양한 작품이 준비되고 있다. 알마티 소재 아바이 국립 오페라·발레극장은 아바이의 이름을 딴 대표 오페라를 재공연할 예정이며, 현대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음악·시 낭송의 밤도 기획되고 있다. 이 외에도 전국 각지의 학교, 아울, 지역 문화센터에서는 전시회, 콘서트, 플래시몹 등 다양한 형태의 문화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아스타나 중심가에는 아바이의 현대적 이미지를 담은 인터랙티브 설치물이 조성될 계획이며, 아바이 주 출신 지역인 지데바이와 세메이에서는 관광객 유치를 위한 대대적인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아바이 생가 박물관의 복원 작업과 신규 전시 개설, ‘아바이 포럼’ 개최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아바이 졸로멘(아바이의 길을 따라)’이라는 관광 캠페인을 통해 시인의 삶을 소개하는 영화, 팟캐스트, 모바일 앱도 선보일 예정이다.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한 아바이 콘텐츠 확산도 주목된다. TikTok, Instagram, YouTube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바이의 시와 철학을 소개하는 콘텐츠가 제작되며, 유명 인플루언서와 블로거들이 참여하는 낭송 챌린지와 철학적 성찰 공유 프로젝트도 진행된다. 아바이의 생애를 다룬 새로운 역사 드라마도 제작 중이며, 작가주의적 접근을 통해 시인의 내면과 시대적 배경을 조명할 예정이다.
Sozmedia.kz는 이번 기념행사가 단순한 회고가 아닌, 급변하는 시대 속에서 카자흐스탄 사회가 찾고자 하는 내적 기준과 가치의 재확인이라고 평가했다. 아바이가 강조한 도덕성, 지식, 노동, 상호존중, 진리 추구의 정신은 오늘날 청년 세대와 사회 전체에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으며, 정부는 이를 통해 국가 정체성과 문화적 깊이를 재조명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아바이 쿠난바예바 탄생 180주년 기념행사는 카자흐스탄 내 한인 사회에도 일정한 울림을 줄 것으로 보인다. 아바이의 사상은 단순히 카자흐 민족의 정신적 유산을 넘어, 이 지역에서 살아가는 다양한 민족 공동체가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고려인 사회가 문화적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을 재정립하는 과정에서 아바이의 철학은 중요한 참고점이 될 수 있으며, 디지털 콘텐츠와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세대와의 연결 가능성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