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 동부 아바이주 중심 도시 세메이에 ‘스마트시티’ 조성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세메이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는 에너지 효율, 디지털 인프라, 지속 가능한 주거 환경을 통합하는 미래형 도시 모델로, 국토 균형 개발 및 첨단 기술 도시 실현의 일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BAQ.KZ 보도에 따르면, 스마트시티는 세메이 남동부 외곽 1,000헥타르 부지에 조성된다. 해당 지역은 철도와 고속도로, 주요 전력선과 가까워 도시 확장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이 같은 입지 조건은 향후 인프라 구축과 인구 유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사업은 약 1조 5,000억 텡게(한화 약 3조 5,000억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로, 이 중 3분의 2는 민간 부문 투자를 통해 조달될 예정이다. 프로젝트는 민관협력(PPP) 방식으로 추진되며, 카자흐스탄 정부는 투자자 유치와 행정 인프라 지원을 통해 세메이를 카자흐스탄 최초의 본격적인 스마트 도시로 탈바꿈시킨다는 구상이다.
스마트시티는 8개 구역으로 구성되며, 각 구역은 독립적인 생활권 기능을 갖춘 ‘15분 도시(15-minute city)’ 원칙에 따라 설계된다. 이에 따라 교육·의료·문화·쇼핑 등 주요 시설을 각 생활 구역 내에서 접근할 수 있게 하여, 주민의 이동 부담을 줄이는 것이 목표다. 또한, 태양광 기반 전력망, 디지털 교통 및 통신 관리, 폐기물 자동 분류 및 재활용 시스템, 공공 안전 모니터링 체계 등 첨단 도시관리 시스템도 도입된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중국 선전시를 모델로 한 ‘중국형 스마트시티’ 기술이 부분적으로 적용될 계획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BAQ.KZ에 따르면, 세메이 당국은 중국 기업과의 기술 협력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며, 선전시가 구현한 무인 교통제어 시스템, 스마트 전력망, AI 기반 도시 관리 인프라를 일부 벤치마킹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중국 자본 및 기술 기업의 참여도 고려되고 있으며, 향후 세부 계약에 따라 협력 범위가 결정될 예정이다.
2026년 착공이 예정된 세메이 스마트시티는 15년간 단계적으로 조성되며, 완공 시 약 20만 명의 주민이 거주할 수 있는 미래형 도시로 개발될 예정이다. 초기 단계에서만 약 7만 명 수용 규모의 주택과 기반 시설이 마련될 계획이다.
한편, 아바이주 주정부는 이번 스마트시티가 단순한 기술적 도시개발을 넘어, 기후 변화 대응, 에너지 전환, 지역경제 다각화까지 고려한 종합 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도시계획청 관계자는 “지방 도시가 수도권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뤄낼 수 있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중국과의 기술 협력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데이터 보안, 관리 주체의 자율성, 기술 종속 문제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당국은 “외국 기술을 무비판적으로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특성에 맞는 형태로 선택적으로 채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