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스탄의 기업들이 인재 유치에 있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이 제시하는 조건에 따라 구직자가 수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구직자와 기업 간의 선택이 상호적인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 kapital.kz 보도에 따르면, 기업이 경쟁력 있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급여 제안만으로는 부족하며, 구직자의 가치관과 기대를 반영한 고유한 고용 제안(EVP)을 구성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EY HR Club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늘날의 구직자들은 심리적 안정감, 성장 가능성, 조직의 가치와의 일치 여부 등을 중시하며, 이는 특히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기업이 제공하는 복지 혜택이 단순히 시장 관행에 따라 구성된 경우, 이는 더 이상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지 않으며, 오히려 기본적인 ‘위생 요건’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Z세대는 특히 하이브리드 근무제, 정신적 안정감, 빠른 성장 기회를 필수 조건으로 여기며, 단순한 사무실 편의시설이나 간식 제공은 더 이상 ‘복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Vostok Group의 운영 책임자 다리야 파블로바는 “Z세대는 프로젝트의 의미와 결과에 대한 참여를 중시하며, 자신의 노력이 실제로 조직에 기여하고 있다는 확신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밀레니얼 세대는 수직적 경력 성장과 장기적인 안정성을 중요하게 평가한다. EY의 인사 컨설팅 책임자 안나 보로브코바는 “밀레니얼은 승진 구조와 경력 경로의 명확성을 중시하며, Z세대는 어떤 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는지, 어떤 환경에서 일하게 될지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분석했다. Coca-Cola İçecek Kazakhstan의 인디라 투를리노바는 “밀레니얼은 안정성과 장기적 전망이 보일 경우 유연하게 적응하지만, Z세대는 보다 실용적이고 자유로운 선택을 선호한다”고 덧붙였다.
EPAM Kazakhstan의 HR 파트너 엔베라 이사바예바는 Z세대가 개인의 가치와 조직의 가치가 일치하는지를 중요하게 여기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같은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도 높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진정성 있는 관심을 바탕으로 조직을 선택하며, 업무에서의 자율성과 개인의 경계를 존중받는 환경을 선호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MZ세대’라는 용어는 밀레니얼(Millennial)과 Z세대(Generation Z)를 통칭하는 표현으로, 1980년대 초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태어난 세대 전체를 아우른다. 두 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가치 중심의 소비와 일에 대한 의미를 중시하지만, 밀레니얼은 안정성과 경력 구조를, Z세대는 자율성과 조직 가치의 일치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점에서 구직 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기업이 인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급여 인상이나 복지 확대만으로는 부족하다. EY의 조사에 따르면, 직원 이탈률이 증가하고 있으며, 많은 직원들이 1~3년 내 이직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기업은 경력 개발 기회, 조직 내 소통, 피드백 시스템, 리더십 스타일 등 보다 구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Coca-Cola İçecek Kazakhstan은 리더십 프로그램, 멘토링, 국가 간 직무 순환 기회 등을 통해 직원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복지를 넘어 조직과 개인의 상호 발전을 도모하는 전략으로 평가된다. 기업이 진정으로 인재를 유지하고자 한다면, 직원의 가치와 성장 욕구를 존중하는 문화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번 조사 결과는 카자흐스탄의 노동 시장이 세대별 가치관과 기대의 차이를 반영한 맞춤형 인사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카자흐스탄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젊은 현지 인재를 채용하는 경우, 이들의 세대적 특성과 기대를 이해하고 반영하는 것이 조직 운영의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 확보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단순한 급여 경쟁을 넘어, 현지 청년층의 가치관과 성장 욕구를 존중하는 조직 문화와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병행되어야 장기적인 인재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